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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정보 | [자기진로주도] “과학도 대중과 소통 가능한 재미있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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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19-05-07 16:15 조회1,7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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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과학자’ 운영자 김정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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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밤 바뀌면 살 더 쪄?”
“고양이똥 잘못 만지면 분노조절장애?”
“빅데이터 1000배 빠르게 분석하는 방법은?”

‘이웃집 과학자(http://www.astronomer.rocks/)’의 주요 콘텐츠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과학을 어려워하지 않을까, 쉽고 재밌게 과학을 향유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 끝에 2015년 여름 출범한 ‘이웃집 과학자’는 과학전문 미디어를 표방한다. 2018년 6월 현재 페이스북 팔로워 6만7000명을 넘어선 ‘이웃집 과학자’는 2015년 여름, 과학도 김정환(34)씨의 개인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시작됐다.

미국 서북부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대학에서 천문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정환 씨는 고향인 충북 음성에서 중고교 시절을 보냈다. 고교 재학시절엔 영어를 좋아해 외국인을 만나러 돌아다니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미국 유학을 가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천문학과 물리학이라는 생뚱맞은 전공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정환 씨는 “그러게요. 제가 그때 왜 그랬을까요”라고 웃으며 반문했다.

■ 우주과학자 로망을 대중과 소통하는 과학자로

“대부분 어린 시절 로망 중 하나가 우주과학자나 천문학자가 되는 것이었죠. 그땐 순수했고 우주에 대해 알고 싶은 것도 많았던 것 같아요. 대학에 가서 공부하면 박사가 돼 있을 줄 알았는데 호락호락하지 않았어요. 목표는 단순했어요. 천문학박사, 물리학박사가 되는 것, 또는 나사(NASA) 연구원, 로켓 사이언티스트가 되는 것이었죠. 그렇게 되면 멋있는 로켓을 만들고 우주에도 갈 수 있을 줄 알았던 거죠.”

막상 대학에서는 이론 중심의 공부를 하고 논문을 쓰는 일이 일상이었다. 외국인으로서 실험을 하고 관련 자료를 취합해서 리포트 제출하고 글을 쓰는 일들은 힘들긴 했지만 재미있었다. 특히 미국 대학에서는 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글쓰기 수업을 필수과정으로 들어야했다. 따로 시험을 보진 않았지만 학교신문에 과학칼럼을 1편이라도 게재해야 했다. 그때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대중을 향한 글쓰기를 처음 경험했고 쉽게 글쓰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과학 전공자들에게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용어도 일일이 풀어서 써야했어요. 제 글의 주제가 ‘외계행성을 찾는 방법과 역사’에 대한 것이었는데 당시는 외계행성을 관찰하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쏘기도 전이니 지금보다 개념이 더 생소했죠.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외계행성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야 했어요. 영어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저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항상 쉽게 쓰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미국인 친구들이 ‘네 글은 읽기 쉬워서 좋다’고 평가해주더군요.”

4년 내내 천문학 공부만 했다면 재미없었을 텐데 다행히 커리큘럼이 다양해서 유학생활은 즐겁게 보냈다. 대학생인데도 반드시 체육, 글쓰기, 외국어, 수학, 경제학 수업을 들어야했다. 특히 글쓰기 수업을 통해 느낀 소통의 재미는 정환 씨가 ‘이웃집 과학자’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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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돌아와 연세대에서 천문학(천체물리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 천체물리저널에 ‘두 은하가 서로 상호작용을 겪으면 각각의 은하에게 어떤 일이 발생하느냐’에 대한 논문을 썼다. 이후 과학자들이 연구한 정보를 일반인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거나 소통하는 창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자신이 연구했던 것과 개발한 프로그램을 누구에게 요청하지 않고 직접 발표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미디어를 만드는 방향으로 현실화 됐다.

■ 대한민국 0.1%, 50만 구독자 될 때까지 다양한 시도

“2013년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사례도 있지 않나요? ‘이웃집 과학자’라는 이름에는 만에 하나 과학자들이 일반인들을 무시하는 교만한 태도를 지니지 말자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2015년 여름 초반, 외국의 재미있는 실험동영상을 제 개인 페이스북에 올려봤는데 반응이 꽤 좋았어요. 홈페이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자 제가 직접 워드프레스를 공부해서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언론사에서 일하던 친구에게 조언을 구해 2015년 10월 4명의 팀을 꾸렸다. 카드뉴스도 시도해보고 ‘짤방’ 같은 유머가 담긴 콘텐츠도 만들었다. 6개월 정도 활동하다 보니 월평균 조회수가 5만 클릭까지 나왔다. 반짝 관심에 스스로도 놀라워하던 2016년 5월, 카카오에서 협업 제안을 해왔다. 카카오가 2015년 12월에 선보인 새로운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1boon 입점과 카카오 플러스 친구의 초기 파트너로 참여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카카오와의 만남은 ‘이웃집 과학자’의 폭발적 성장을 가져왔다. 어떤 글이든 올리는 족족 ‘좋아요’가 5만개가 넘었다. 매일 서버가 다운됐고 서버비용을 10배 확충한 이후엔 사이트 월평균 트래픽이 100만~200만씩 나왔다. 1boon에서도 100~200만 조회수가 나와 두 채널을 합치면 300만~500만 조회수를 오갔다. 미디어산업에 대해 1도 모르는 과학도가 제대로 일을 저지른 셈이다.

“페이스북 팔로워가 6~7만 정도인데 저는 이 수치가 결코 많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인구 5000만 명의 1%만 잡아도 50만 명이 구독해야 하는데 아직 0.1%밖에 안 되는 거니까요. 구독자 50만이 목표인데 몇 년째 한계에 봉착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과학의 대중화라는 파이가 더 커져서 ‘이웃집 과학자’도 함께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과학도 정환 씨가 딴 짓 ‘이웃집 과학자’를 시작한 지도 어언 3년이 지났다. 과학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과 미디어를 운영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도전이었다. 미디어에 대해 공부할수록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됐다. 아직 모르는 것이 많아 지금도 관련 업계 선배들을 만나며 공부하는 중이다. 최근엔 드라마 외주제작사와 협업을 통해 콘텐츠진흥원 공모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과학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의 일상 시트콤을 웹 드라마로 제작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도 무궁무진하다. ‘이웃집 과학자’는 기존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하지 않은 시도를 해볼 생각이다. 미국의 대중과학 프로그램 *‘미스버스터’(Mythbusters) 같은 과학 버라이어티쇼도 만들고 싶다. 또 동남아지역에서 한류와 과학 콘텐츠를 접목한 과학한류를 선도해볼 생각이다.

정환 씨 개인적인 소망은 과학자로 돌아가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연구에 전념하고픈 바람이 있다. 분야는 꼭 천문학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정보가 어떻게 바이럴(Viral) 되는지에 대한 연구나 커뮤니케이션 분야에도 관심이 크다. 구체적으로는 MIT 미디어랩에서 학문적인 과학 콘텐츠를 주제로 연구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타고난 앙트러프러너(Entrepreneur: 기업가)와는 거리가 멀다며 손사래 치는 정환 씨는 어쩌다 보니 미디어 스타트업에 깊숙이 몸을 담그게 됐다고 말한다. 그가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요즘은 어릴 때부터 돈, 커리어, 직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심지어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공무원이 되겠다거나 일찍부터 모든 걸 확정지어놓고 빨리 끝내려고 하는 세태가 안타깝습니다. 10대들이라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다양한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찾고 못 찾는 건 본인 책임입니다. 그래서 젊을 때 더 많이 찾아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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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플러 우주망원경: NASA의 외계 행성 탐사 계획인 케플러 계획의 일부로써 골디락스 존에 있는 지구와 유사한 행성을 찾는 목적을 가진 우주망원경이다. 2009년 3월 6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 SLC-17B 발사대에서 델타 II 로켓에 실려 발사, 2010년 1월 4일부터 결과가 전송되었고, 2015년 7월 3일 기준으로 1028개의 행성을 새로 발견했다.

*미스버스터(Mythbusters): 미국 Discovery채널의 인기 쇼.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팬사이트에서 받아 실험해주는 프로그램. 2008년 7월 30일에 100번째 에피소드가 방영돼 2016년 3월까지 방영됐다. 국내 방영시의 제목은 ‘호기심 해결사’.

 

[글쓴이] 김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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