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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정보 | [미래톡톡] “돈 많이 벌면 된다? 아이의 욕구부터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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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19-06-14 11:06 조회1,5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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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에 냉소적인 중3 아이, 제 잘못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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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상담: 중3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제 딸은 맞벌이 환경에서 성장을 해서 그런지 진로(직업)에 매우 냉소적으로 반응합니다. “그래서 그 직업 행복하데?”, “꿈이 어딨어, 돈 많이 벌면 최고지.” 이런 대화를 나누다보면 저희 부부가 저런 모습을 보이진 않았는지 반성도 합니다. 직장을 다니는 제가 아이에게 좋은 모범을 보이지 못한 것 같고 자신의 꿈(희망)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직업을 선택하려는 모습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저희 부부 모두 지방에서 성장해서 금전적인 성공을 지향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아이에게서 꿈이 자라났으면 좋겠습니다. 저희와 다른 세상을 살아갈 아이에게 저희 부부와는 다른 희망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톡톡 답변: 안녕하세요, 영희 부모님. 자녀의 이름을 몰라 일단 ‘영희’라 부르겠습니다. 진로에 대해 냉소적으로 반응하는 아이를 보고 가슴이 철렁하면서 동시에 아픔을 느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내 아이의 소중한 꿈을 저렇게 차갑게 변화시킨 것이 바로 ‘나’라고 말이지요. 일단, 이렇게 말씀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자책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럴 나이가 되었습니다.”

처음 몇 번 사연을 읽었을 때는 좀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영희처럼 중학교 고학년 이거나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님은 정반대의 걱정을 합니다. ‘아직도 철없이 꿈 얘기나 하고 있고, 저런 황당한 꿈을 가지고 어떻게 이 전쟁터 같은 세상에서 살아나갈 수 있을까?’하고 말이죠. 하지만 사연을 계속 곱씹어 읽을 때마다 이상하게도 뭔가 답답함 혹은 억눌림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보내주신 사연에 대해 조심스럽게 코멘트를 해보겠습니다.

“맞벌이 환경에서 성장해서 그런지 진로(직업)에 매우 냉소적으로 반응합니다.”

이런 전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맞벌이 환경과 진로에 냉소적으로 반응하는 것과는 별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얼핏 보기에 서로 연계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둘은 서로 인과관계가 없습니다. 정말 그렇다면 수많은 맞벌이 자녀들은 냉소적이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 부부 모두 지방에서 성장해서 금전적인 성공을 지향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 전제 역시 안타깝지만 지방에서 성장한 사람들이기에 금전적인 성공을 지향한다는 말도 서로 연관이 없습니다. 자칫 이 말은 지방에서 자란 사람들은 꿈을 꾸기보다는 성공만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뉘앙스로 비쳐집니다.

“저희와 다른 세상을 살아갈 아이에게 저희와 다른 희망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사실‘저희와 다른 희망’이라는 마지막 말이 저를 가장 힘들게 했습니다. 이 표현은 내 아이만큼은 희망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언급이지만, 반대로 ‘나는 꿈과 희망 없이 살아왔다’는 절규처럼 들렸습니다.

영희 어머니, 돈이 꿈과 희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됩니다. 오늘 당장 굶어죽을지도 모르는 환경에 처한 사람은 빵 한 조각이 유일한 희망이 돼도 됩니다. 그 한 조각을 얻고 나면 오늘밤 이슬을 피할 수 있는 잠자리라는 희망을 찾아다닙니다. 꿈과 희망은 인간의 ‘욕구’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욕구’와 상관없이 마치 피터팬의 ‘네버랜드’를 꿈꾸는 것이 진짜 꿈이며 희망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현실 회피에 가깝습니다. 저는 제가 가르치는 우리 아이들이 현실을 직시하는 용기를 갖길 바랍니다. 꿈을 꾸듯 세상을 살아가길 원하지 않습니다.

영희 어머님, 꿈을 꾸려면,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욕구’를 바라봐야 합니다. 어머니부터 지금껏 바쁘게 살아왔고 내 삶이 그저 ‘돈’이라는 하찮은 것을 좇아온 것뿐이라는 ‘자책’ 혹은 ‘자기 비하’를 멈추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돈이 내 가족을 배부르게 해주고 싶다는 ‘욕구’였다면, 그 돈이 내 가족을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게 해주고 싶다는 ‘원의’였다면 그것 또한 분명 ‘꿈’입니다. 단지 아직 내가 원하는 만큼 채워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속 힘겹게 채워야 할 것 같은 두려움이 남아 있을 수는 있습니다.

혹시‘어린이 경제신문’을 보신 적 있으신지요. 초등학생 또는 청소년의 경제관념을 교육하기 위해 많이들 구독하지요. 기사 내용을 보면 수많은 어린이들이 성공을 꿈꾸며 자신의 작은 용돈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례가 나옵니다. 어떤 아이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어린이들이 손에 쥘 수 있는 용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기도 하지요. 그리고 아주 자랑스럽게 신문의 한 면을 장식하고 자신의 노하우를 다른 어린이들에게 알려주기도 합니다.

영희가 돈을 원한다고 냉소적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것이 부모 때문이라는 생각은 자칫 ‘자기부정’이 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역사는 다 사연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연은 어떤 경우에도 존중받아야 합니다. 맞벌이 하는 어려움 속에서 소소하게 누리고 챙겨야할 작은 행복들을 자녀에게 주지 못한 어려움도 있으셨을 겁니다. 대한민국에 사는 부모라면 누구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이는 비난받거나 자책할 일이 아닙니다. 그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 더 이상 ‘자기부정’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꿈을 꾸는 것이 아닙니다. 도전해 보고 싶은 무언가가 구체적으로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합니다. 영희가 ‘돈’이 중요하다고 말하면, 그 ‘돈’을 얼마쯤 가지면 만족하겠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도전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깁니다. 인간은 구체적인 것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냥 ‘돈’이라는 것과 액수 ‘1억’이라는 돈은 다릅니다.

영희가 일정 금액을 제시하면, 그 돈을 벌기 위해 중3이라는 어린 나이에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지를 천천히 함께 이야기 나누시기 바랍니다. 또는 계획서를 만들어오라고 해도 좋습니다. 영희에게 책을 추천해드립니다. 유수진 자산관리사의 《부자언니 부자특강》이라는 책입니다. 영희에게 목표점들을 알려줄 겁니다.

중3 정도라면 더 이상 환상의 나라 네버랜드를 꿈꾸는 데서 동기가 생기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목표점이 활기를 주고 도전의식을 북돋우고 열정을 갖게 합니다. 영희가 현실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불쌍히 여기지 마시고, 그 현실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발을 딛고 설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발을 딛고 서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주체적 어른이 되는 시점이 됩니다. 중요한 건 바로 지금 영희가 그 순간에 서 있다는 겁니다. 어머니도 과거로 회귀하고 싶은 마음을 멈추시고 영희가 마주한 순간에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글쓴이] 김선호(《초등사춘기, 엄마를 이기는 아이가 세상을 이긴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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