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정보 | 진로명저 -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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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훈 작성일18-01-11 11:44 조회2,393회 댓글0건본문
평생직장이 사라진 지금, 일의 미래가 궁금한 사람에게는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제목이 신간《직업의 종말(원제:The End of Jobs)》을 네 번째 진로명저로 소개할까 합니다. ‘직업의 종말’이라니… 더 이상 갈 곳도, 할 수 있는 일도 없다는 말일까요? 책을 끝까지 읽어본 결과 다행히, 그 반대 결론이었습니다. 관점을 바꾼다면 할 일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명저라고 꼽기에는 최신작(2017년 9월)이지만, 미국에선 2015년에 출간됐습니다. 그만큼 기술이 급변하는 이 시대 최신 트렌드를 담았습니다. 저자 테일러 피어슨은 사업가이자 비즈니스 컨설턴트입니다. 고양이 가구부터 데이팅 웹사이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이 성장하도록 도우면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깨달았다고 고백합니다.
국적, 업종, 나이, 인종, 성별에 상관없이 오늘날의 ‘직업(직장)’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수준 이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존재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펼치는 일, 즉 ‘창업’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접근이 용이하고 안전하며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진단합니다.
“개인의 잠재력을 살려 ‘창업’에 나서는 게 득이 되는 세상이 온다. 20세기를 지나는 동안 대학과 대학원 과정이 직업을 얻는 확실한 길로 부각된 것처럼, 이제는 사업가로서의 길, 창업가 정신을 고취하는 사회적 경로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명쾌한 해법으로 인정되고 있다.”-15쪽
‘직업’과 ‘창업’을 명확히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창업’은 제품이나 시스템을 고안, 창출, 연결하는 것으로 비즈니스, 아이디어, 사람, 프로세스 등이 포함됩니다. ‘직업’은 다른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따라 일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저자는 또 사회학적으로 볼 때 일자리는 정점을 찍었다고 말합니다. 20세기 후반을 특징지었던, 대체로 고임금의 일자리가 풍부했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는 말이죠. 대략 1980년 이래부터 직업여건을 둘러싼 사정이 달라졌고, 2000년 이후 고용 성장에 비해 인구 성장이 2.4배 비율로 앞지르면서 확실히 일자리가 불안정해졌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또 이렇게 묻습니다. 돈이 어떻게 굴러 가고, 부가 어떻게 창출되는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아직도 구식 세계관에 멈춰 있는 건 아닐까.
“직업은 돈이 시간에 매여 있어 내재 가치를 끌어 올리는데 한계가 있다. 우리에게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인 시간을 맞바꾸는 것 외에는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데, 문제는 시간이라는 게 너무나 한정된 자산이라는 점이다”-197쪽
우리 부모 세대가 누렸던 직업이 주는 약속이 이제는 사라져 버렸음에도 우리는 현재도 전통적인 자격을 얻는데 너무나 많은 투자를 해왔고 여전히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위험한 것이 안전한 것’이라는 저자의 역설은 그래서 설득력을 얻습니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이거다. 손실을 회피하려는 오랜 유전적 성향이 밖으로 튀어 나오기 전에 ‘틀린’ 선택을 하는 것이다. 현대 세계에서는 죽을 가능성이 있는 선택을 하는 게 좋은 전략이다”-93쪽
역시 우리의 관심사는 ‘일의 미래’입니다. 사람들은 일을 하고 싶어 하지만 직장이라는 곳에 매여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의무적인 노동은 지난 300년 동안 일과 직업을 이루어 온 패러다임이었습니다. 이제 완전히 달라진 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노동은 근본적인 인간의 동기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입니다. 저자는 일을 하려는 인간의 핵심 동기로 돈, 자유, 의미를 꼽습니다. 자유와 의미는 더 이상 자신의 모든 시간을 투여하고 난 삶의 후반기로 미뤄야 할 사치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자유와 의미는 이제 우리가 활용해야 할 잠재력이 되었다”-185쪽
개인의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심각한 난제 중 하나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외적인 장벽이 아니라, 내적 동기와 자기결정력입니다. 외부 환경에 휘둘리기보다 자신이 목표로 삼은 것을 일관되게 추구하며 성장하려는 동기와 힘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일에서 의미를 찾는 것은 단지 개인에게 성취감만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유용한 전략이 된다는 관점은 매우 새롭습니다.
결국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닿습니다.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능력이 확장되면서 나와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게 됩니다. 이전 어느 세대보다 자신의 삶을 어떻게 구조화할지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창업 환경은 축복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기를 잃은 채 의미를 잃고 공허감에 빠질 위험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스스로 묻고 선택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불행하게도 다음 두 가지 결과 중 하나에 이를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하고 싶어’ 하거나 ‘다른 사람이 하라고 하는 것을 하는 것’.
저자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 안에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끄집어내어 기회를 실현시킬 수도 있다. 결국, 우리의 미래, 우리의 이야기는 스스로 써 나가야만 한다.”
[글쓴이] 김봉억 객원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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