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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정보 | 미래톡톡 - “마음껏 할 수 있게 아예 판 깔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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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훈 작성일18-01-03 16:12 조회2,2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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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을 꿈꾸는 딸, 말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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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상담: 초등학생 3학년 아들, 5학년 딸을 둔 엄마입니다. 저는 연예인이 되고 싶은 딸아이가 고민입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딸은 하루 종일 거울 앞에서 춤만 춥니다. 옷도 점점 무대의상처럼 입고 화장도 진해지고 밥상 앞에서도 연예인 이야기 아니면 동영상으로 안무를 찾아보면서 가족과는 대화조차 안 합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이게 점점 도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끼가 있는 아이도 아닌데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났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딸아이의 모습에 아빠도 몇 번 크게 화를 냈지만 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아이의 꿈이 가족들 모두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는 자꾸만 밖으로 돌려고 하네요. 달래도 봤지만 제가 부족한지 잘 안되네요. 꼭 연예인이 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겉멋에 빠져 청소년기에 삐뚤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톡톡 답변: 안녕하세요 영희 어머님. 자녀의 이름을 몰라 일단 ‘영희’라고 부르겠습니다. 조금 황당하시겠지만 축하인사부터 드립니다. 어머님 글만 보아도, 영희의 학교생활이 어떨지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친구 몇 명과 함께 복도, 교실 뒤편, 운동장 한쪽에서 열심히 춤을 추며 하루를 보낼 겁니다. 이마에는 땀방울도 맺히고, 동작 하나를 익히면서 기분 좋은 성취감도 느끼겠지요. 하루 3시간 이상,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춤을 춘다면, 영희는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은 것으로 생각해도 됩니다. 초등 5학년이 확실히 하고 싶은 무언가를 만났다는 것은 진심으로 축하할 일입니다. 대부분 이것도 좋고, 저것도 해보고 싶고 뭘 좋아하는 지도 잘 모른 채 지나가지요. 제 판단에 영희는 아마도 자기 자신에게 매우 솔직한 아이로 보입니다.

저는 영희 보다는 어머니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많습니다.

첫째, ‘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별로 끼가 있어 보이지도 않는데…’라고 하셨는데 어머니 생각엔 ‘별로 잘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과연 성공할까?’라는 염려겠지요.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연예인은 ‘끼’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끼’라는 것이 매우 주관적인 것입니다. 객관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연예인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끼’가 아니라 성실함과 인내심입니다. 보통 연습생으로 시작을 하지요. 그리고 5~6년 정도는 기본으로 연습생 시절을 보냅니다. 그 기간을 견뎌내는 힘은 ‘끼’가 아니라 ‘성실’과 ‘인내’입니다. 제가 영희의 담임교사가 아니라 그 부분까지는 판단을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초등 5학년 아이가 엄마와 아빠의 반대를 무릅쓰고서라도 지속적으로 뭔가에 몰입한다면, 적어도 성실과 인내를 갖춘 듯 합니다.

둘째, 가족과 대화를 잘 안하는 부분입니다. 왜 가족과 대화를 잘 안하려 할까요? 영희는 아마도 연예인 이야기라면 웬만한 전문기자 못지않게 이야기 거리가 많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꺼내기만 해도 엄마 아빠의 표정이 굳어지니 대화를 할 필요가 없겠지요. 영희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 해도 아직 초등생입니다. 초등생 아이들의 특징은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입니다. 대화도 마찬가지이지요. 부모님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대화방식은 어른들과 이야기 할 때 통용되는 방법입니다. 영희와 대화를 하고 싶으시다면, 어머님이 연예인에 대한 공부를 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영희에게 질문할 거리도 생기고 영희는 신이 나서 대화를 시작할 겁니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초등생 아이와 대화하는 방식은 아이들의 자기중심성을 맞춰주어야 가능한 겁니다. 만약 영희에게 로봇, 공룡, 만화캐릭터 등의 이야기는 괜찮지만 연예인에 대한 이야기는 허락 못하신다면 그건 영희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님의 접근방식의 문제입니다. 영희의 입장에서 대화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저는 교육 강연을 나가거나 교육저서를 집필하기 위해 많은 통계자료를 찾아봅니다.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의이지요. 그런데 겉멋에 빠진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삐뚤어진다는 통계를 본 적이 없습니다. 누군가를 왕따 시키거나,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거나, 일탈을 하는 청소년들은 겉멋에 빠져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통계적으로 유년시절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 상처에서 기인한 경우가 더 많지요. 외모를 잘 꾸미는 것과 도덕적인 삶과 연결시키려는 시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영희는 미적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데 만족하지 않고, 몸으로 춤추고 직접 꾸미고 싶을 만큼 강한 열정을 지녔다고 바라봐 주시기 바랍니다.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식견은 연예인이 되고 싶은 지망생에게 좋은 재능입니다. 예쁘게 화장을 하고 다니는 아이라고 마음이 차가운 것이 아닙니다. 그런 아이들도 타인의 아픔을 느낄 줄 알고, 연민을 가질 수 있고, 공감도 할 수 있습니다. 자녀의 일탈이 염려되신다면 한 번 살펴보십시오. 영희가 어떤 연예인의 일탈(마약 등)로 인한 기사를 보면서 아무런 감정 없이 대응하는지, 아니면 팬으로써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고 눈물을 흘리는지요. 아마도 영희는 얼마 전 빅뱅 탑의 마약사건 기사를 보고 밤새 슬퍼했을 겁니다.

이 정도까지 말씀드렸으면, 아마도 어머님께서 이렇게 되물으실 겁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하고 말이지요. 몇 가지 방법을 권해드립니다. 실천에 옮기실지 아닐지는 어머님의 선택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시든 나중에 저를 원망하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다양한 오디션 혹은 대회를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찾아보면 크고 작은 대회가 많습니다. 꼭 춤이 아니어도 됩니다. 연예인이 춤만 추는 것은 아니니까요. 노래, 춤, 연기 등 기회가 되는 대로 준비해보고 출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혼자서 거울만 보고 연습하는 것으로는 끼가 있는 아이들도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오디션을 통해 다양한 출전자들을 볼 수 있고, 전문가로부터 냉정한 평가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흔들리기도 하고 떨어지는 아픔도 겪을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순간마다 선택하겠지요. 계속 이 길을 걸어갈지 아니면 멈출지를요. 저는 영희가 연예인이 되기 위한 많은 실패의 경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럴수록 정말 가벼운 연예인이 아닌, 속 깊고 진중하면서도 자신의 일에 소중함을 간직한 연예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둘째, 방에 전신거울을 설치해 주십시오. 그리고 커다란 스피커도 하나 마련해주시구요. 만약 아파트라면 바닥에 두툼한 매트리스도 깔아주십시오. 혹시 방음이 염려가 되신다면 벽에 붙이는 방음 스치로폼도 해주시구요. 밖이 아닌, 집에서 마음껏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영희는 집을 밖보다 더 좋아하게 될 겁니다. 지금까지 집은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들만 가득한 곳이었겠지요. 특히 가족의 시선부터 말이지요.

셋째, 이것은 어머님이 마음에 들어하실 제안일 겁니다. 위 첫 번째, 두 번째 내용을 허락해 주는 대신 영희에게 일주일에 책 한 권(두껍지 않은 것으로) 정도는 엄마가 골라주는 책을 읽을 것을 제안하시기 바랍니다. 영희의 독서 습관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머님이 원하는 만큼은 아니었으리라 추측해 봅니다. 아마도 영희는 연예인이 되는 것을 허락해주고 응원해주는 조건으로 일주일에 책 한 권 정도는 기꺼이 받아들일 거라 생각합니다. 혹시 그 제안을 거절한다면 이렇게 말해주십시오. JYP연예기획사의 박진영 대표도 연습생들에게 매주 추천도서 목록을 주며 읽으라고 한다고요. 연예인으로서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박진영 대표가 연습생들에게 추천도서를 과제로 내주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는 행동이라고 말해주시고요. 부모로서 가장 큰 염려 중 하나가 영희가 청소년기를 연예인 연습만 하다가 포기하면 나중에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거란 두려움일 것입니다. 그 두려움은 영희의 일주일 한 권 독서로 해결됩니다. 영희가 좋은 연예인이 되기 위해서 독서가 필요하며, 만약 나중에 진로를 변경하더라도, 그간의 독서는 매우 큰 힘이 됩니다. 왜냐하면 독서를 통해 상당한 어휘를 습득했을 테고 다양한 사고를 접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어휘와 열린 사고는 영희에게 평생에 걸쳐 자신감과 도전을 멈추지 않게 만들어줄 좋은 무기가 됩니다. 어떤 길을 가든지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영희는 곧 사춘기가 시작될 겁니다. 이미 시작되었을 수도 있고요. 주도권을 조금씩 영희에게 주시기 바랍니다. 사춘기의 혼란을 부모님을 방어하고, 설득시키고, 대드느라 보내게 하지 마시구요. 행복하게 춤추면서 보내게 해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 순간에 느끼는 땀방울이 영희의 길을 안내할 겁니다. 그것이 연예인의 길이든, 또 다른 무언가를 만나든 말입니다.

 

[글쓴이] 김선호 유석초 교사(《초등사춘기, 엄마를 이기는 아이가 세상을 이긴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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