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톡톡] ‘꿈이 없다’중3 아들 어떡할까요?

▶톡톡 상담: 중3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중1때부터 특목고를 목표로 공부를 했습니다. 성적도 나름 괜찮았고 순한 아이라 별걱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2학기가 시작되면서 아들이 자신은 꿈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다른 친구들은 자사고다 외고다 집중해서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에 아들의 말을 듣고 저는 너무 놀랐습니다. 공부가 부담돼서 그러는 줄 알고 학원 시간도 조정하고 했지만 아들의 그 말이 귀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쉬는 날이면 하루 종일 핸드폰만 하고 대화를 하자고 해도 짜증만 냅니다. 준비하던 것을 포기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하고 싶은 것을 먼저 찾는 것이 먼저인지 모르겠습니다. 꿈이 없다는 아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톡톡 답변: 반갑습니다. 혼자 고민하지 않고 이렇게 용기 내어 상담을 요청하신 어머니의 용기와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위로와 격려를 더합니다. 더구나 자녀에 대한 안타까운 상황들을 진솔하게 알려주시는 그 마음에서 어머님의 자녀 사랑이 느껴집니다. 

현재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이 1학년부터 특목고를 목표로 공부해왔다고 하셨네요. 성적도, 성격도 별다른 문제 없이 지냈는데 고교 진학을 목전에 둔 3학년 2학기에 들어 ‘꿈이 없다’는 고백은 어머니께는 큰 충격이었으리라 짐작됩니다.

고교 진학을 앞둔 아들이 쉬는 날이면 하루 종일 휴대폰만 하고 부모와의 대화에도 응하지 않고 짜증만 내는 모습이 걱정스러운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으로 자녀를 바라보고 계실 어머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을 찾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 아이의 마음도 보이네요. 특목고 진학 준비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아이가 자신은 꿈이 없다고 말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꿈이 없다는 말은 바꾸어 말하면 그럴듯하게 멋지게 살고 싶은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또 다른 욕구의 표현입니다. 뭔가 자신이 더 잘하고 싶고, 잘 해내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들이 지속될 때 자신은 꿈이 없다고 추상적으로 이야기하게 됩니다.

꿈이 없는 아이, 정말 걱정스러운 아이일까요? 아닙니다. 어쩌면 이제야 아들은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한 혼란스러운 시기를 접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고등학교 진학과 맞물려서 중요한 이 시기를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으니 자녀 본인도 부담과 불안이 클 것입니다. 그 마음을 부모로서 먼저 이해하고 헤아려주시는 건 어떨까요? 그 다음에 엄마의 바람을 이야기해도 늦지 않습니다.

청소년기에는 그동안 추구해 왔던 목표들을 ‘왜 해야 하는지, 왜 하고 있는지’ 묻는 과정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나의 특별함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과 성장을 반복하게 됩니다.

학교와 가정에서 경험했던 다양한 성공경험들은 자신감을 형성하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방향을 설정하게 도와줍니다.

아들이 그동안 잘 해 왔고 주위의 기대가 클수록 자신은 특별한 사람이고 싶은 욕구도 커져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능력적인 면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낼 수 없다고 느낄 때는 아이 마음속에 혼란과 불안, 분노가 일어나게 됩니다. 혹시 지금 아들의 마음 한 곳이 이런 불안함과 충족되지 않은 욕구로 힘든 것이 아닌지 잘 살펴봐 주세요. 오히려 지금의 불편함이 진짜 자신이 원하는 꿈을 갖게 되는 더 좋은 성장의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잘 해 왔고 지금도 엄마 아들로 충분히 고맙고 감사해. 너로 인해 엄마가 되었고 나에게 행복이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게 해주었던 많은 시간들 정말 잊지 못할 거야. 나의 아들로 태어나줘서 진짜 고맙다.’

어쩌면 아들에게는 지금이 부모님의 따뜻한 격려와 지지가 필요한 바로 그 때일지도 모릅니다. 비록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도 항상 아이들 곁에 따뜻한 부모가 있음을 표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질책하고 비난하고 이유를 따져 묻는 다그침 보다는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면서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와 부드러운 감정 표현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상담을 신청한 어머니의 멋진 용기처럼 자녀에게 좀 더 다가가는 더 큰 용기 내시길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글쓴이] 은혜정 광신정보산업고 진로진학상담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