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활동 공모사업] 사랑으로 다가가는 리어카 - 활동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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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1-05-07 17:16 조회909회 댓글0건본문
사랑으로 다가가는 리어카
_ 2020년 청소년프로그램 공모사업 활동수기
김포시청소년수련원 청소년활동위원회 '일촌' 이 ○ ○
게임, 뜨개질, 만들기….
아마 이런 것들은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었을 것이다.
학교나 집 밖을 나갈 수 없던 최근의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무지한 휴식시간,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수업을 하는 시대의 변환점,
지루하긴 하지만 싫지만은 않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그랬을까?
우리가 휴식하며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얻기 위해선 누군가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로 희망퇴직을 강요받는 지금 한 가정의 가장인 직장인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직장이 있는 사람들도 걱정이 태산인데 직장을 갖고 있지 않은,
하루하루를 위해 살아가는 어르신들은 오죽할까 걱정이 앞섰다.
내가 김포시청소년수련원 청소년운영위원회라는 조직에 들어와 맡은 큰 활동은 지금 시기에 어려움을 겪는 폐지 줍는 어르신들께 리어카를 무료로 나누어드리는 활동이었다.
활동 첫날에는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오리엔테이션을 들었다.
그 후, 다음 활동 날짜가 잡히고 드디어 어르신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뜻깊은 일을 하러 가겠구나! 하고 들뜬 마음으로 청소년운영위원회 모임 장소로 발길을 옮겼다.
그러나 웬걸, 어르신들을 돕는 활동은 무슨,
어르신들도 볼 수 없이 통진 문화의 집에서 강사님이 강의하시는 '폐지수거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관련한 수업만 약 두 시간을 들었다.
찰나였지만 ‘어르신들에게 리어카를 나누어 드리는 활동을 하는 데에 환경과 관련된 점이 뭐가 있지?’라는 생각이 든 건 사실이다.
그러다 강의가 끝나갈 무렵, ‘와, 이게 진정한 봉사활동이 아닐까?’ 싶었다.
어르신들께 리어카를 전달하기 전, 이 강의를 주체한 의미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환경오염에 대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던 이 강의는 폐지 줍는 어르신들을 돕기 위해서는 폐지 줍는 일에 대한 시선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지도자 선생님들의 취지로 계획된 것이었다.
다른 봉사활동을 할 때면, 쓰레기만 주우면 끝. 정리만 하면 끝. 이렇듯 이 일을 하면 분명 누군가는 나로 인해 만족할 테지만
그 순간을 나는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단지 봉사활동을 끝내면 이로 인해 기뻐하는 누군가를 상상하며 자기만족으로 끝이 났다.
그러나 공모사업의 봉사활동은 달랐다.
지금까지 다른 곳에서 해왔던 활동에서 꽃의 줄기만 보여주었다면 이 활동에서는 활동의 뿌리부터 꽃을 피울 때까지의 전체적인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어르신들을 위해 나누어드릴 리어카를 제작하기까지 반영된 청소년들의 의견은 무수히 많았다.
리어카를 제작하기 전에는 우리가 어르신들의 취향이나 필요로 하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백지장도 서로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이 문득 떠올랐다.
이런 걱정을 한 게 무안할 정도로 우리에게선 그럴싸한 의견들을 쏟아져 나왔다.
비록 우리가 제각각 다른 곳에서 와서 친하진 않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한마음 한뜻이 되어 협업하고 있었다.
어르신들을 위해 리어카에 보완되었으면 하는 점, 리어카를 꾸밀 문구, 리어카의 색상 등 다양한 방면에 대해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었다.
그 결과 청소년들의 이주에 걸친 긴 고민과 논의 끝에 우리의 의견으로 드디어 리어카가 완성되었다.
올 것이 왔다.
드디어 어르신들에게 리어카를 직접 전달해드리는 날이 된 것이다.
“아이, 이쁘네”, “보기보다 가볍네!” 비록 몇 글자 안되는 말들이지만 마스크 속 내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작게 무심코 던지시는 말씀들이,
우리가 끝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점들에 대해 어르신들이 만족해하시는 결과가 뿌듯했기 때문이었다.
어르신들이 쑥스러워서 내색은 잘 안 하셨지만 표정과 눈빛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활동이 끝나고 난 뒤 청소년지도자 선생님들과 귀가하던 중 우리의 앞을 지나가는 한 리어카가 눈에 들어왔다.
그 리어카의 옆면에 쓰여 있던 익숙한 문구가 보였다.
‘사랑으로 다가가는 리어카’ 바로 우리가 제작한 리어카였다.
마스크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보이던 리어카를 끌고 가시는 어르신의 미소와 가벼운 발걸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보람찼다.
이 활동이 단지 봉사활동만의 가치는 아니었다.
공모사업으로 인해 지금 같은 시국에도 저소득층에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고령층의 일자리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며 지역 사회 활성화에 크게 기여를 한 것 같아 뿌듯함이 전해졌다.
과거엔 리어카를 몰고 다니시는 어르신 분들을 보면‘ 가난, 안타까움’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주로 떠올렸을 것이다.
어르신들을 향한 안쓰러운 시선보다는 환경적으로 재활용 가치를 창출해주신다는 점에서 존경스러운 시선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사랑으로 다가가는 리어카’ 공모사업에 참여하면서 진정 도와드리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그 사람들을 향한 나의 잘못된 편견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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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프로그램 공모사업은 여성가족부가 주최하고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청소년프로그램 공모를 선정된 프로그램에 한하여 예산을 지원함으로써 신규 프로그램 개발을 유도하고 운영 우수사례를 보급하여 청소년 활동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사업입니다.
[문의] 정책사업1부/ 한송이 02-330-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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